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Author
김혜수, 나시은, 다정언니 줄리아, 신은예, 아람, 유정후, 윤가원, 윤슬, 해뜰날
Publisher
글ego
Published
20210723
ISBN
9791166660436
ISBN registration area
South Korea (ISBN 979-11)

Description

방 정리를 하다 보면 가끔 생각지도 못한 것들이 불쑥 튀어나올 때가 있다. 아주 오래 된 전 연인의 연애편지라던지,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린 어린 시절의 애착인형, 혹은 학창시절 숨겨 놓은 망친 시험지 같은 것들. 과거 회상에 빠져 있다 보면, 겨우 방 정리 하나에 날 밤을 새어버리고 아침 동이 트는 모습을 보고야 마는 것이다. 글쓰기는 그런 방정리와 비슷하다. 글을 쓰기 위해서 우리는 머릿속 서랍장의 생각들을 꺼내 펼치기 시작한다. 그럴 때면 꼭 ‘마인드 맵’처럼 생각들이 끊임없이 가지치기하며 떠오른다. 바로 그 때 어지럽게 흩어진 상념들 속에서 예상치 못한 기억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스쳐 지나갔던 순간의 감정들이 다시 느껴 지기도 하는 것이다. 그럼 우리는 서랍장 구석의 오래된 편지를 다시 읽어 보듯, 그것들을 이리 저리 곱씹을 것이다. 그러면서 그 중 맘에 드는 것, 보여주고 싶은 것들을 골라 내 글감으로 뭉치는 것이다. 어쩌면 글을 쓰는 것은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는 과정이다. 아무렇 게나 흩어진 잡동사니들 중에서 어떤 것들은 봉지에 꾹꾹 눌러 담아 분리수거하고 또 어떤 것은 무의식의 장롱 속에 넣어 두고, 그리고 남은 것들을 하얀 종잇장 위에 검정 글씨로 전시해 두는 것이다. 여기 방 정리를 갓 마친 아홉 명의 글쟁이가 있다. 그들의 침실은 크기도 모양도, 색도 모두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들이 먼지 폴폴 풍기는 그 모든 과정을 꽤나 즐거워했다는 것이다. 나는 그들을 주마다 한 번씩 마주했는데, 그들의 얼굴에서 삶의 특별한 ‘잡동사니’를 발견한 설렘을 보았다. 그리고 지금 여기, 아홉 명의 글쟁이들이 고심해 고른 소중한 생각과 감정들을 페이지 위에 전시해 놓았다. 부담 없이 전시를 즐기길 바라며 글을 줄이겠다. - 공동저자 中 신은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