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개
왜 그런 식으로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가? 나는 반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내가 신앙생활을 하며 묻어두었던 사소한 의문들이 조금씩 싹을 틔웠다. 이제까지 굳건하게 지켜온 사도의 삶에 균열이 일어난 것이었다. 그건 오래 전에 주용이가 품었던 의문과 비슷한 것이었다. 도둑이 홈 입구에 뒀던 나이키와 아디다스 운동화를 홈쳐간 사건이 일어나자 주용이는 심각하게 고민을 했었다. 과연 그때 하나님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이건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이었다. 신은 이 세상의 섭리에 관여하지 않는가? 과연 인간은 그런 신을 믿어야 하는가? 주용은 믿음으로 그 벽을 넘지 못한 채 아퍼슬(Apostles)을 떠나고 말았다. 당시에는 주용이가 주먹을 쓰는 불량한 친구니까 신앙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을 거라는 편견을 조금 갖고 있었다. 심판대에서 형벌, 뜨거운 불구덩이, 영원한 고통, 이런 것을 믿지 않는 그를 답답하게 여겼었다. 그런데 내 신앙에 회의가 생기자 그런 주용에게 공감이 일어났다. 이제 나는 죽음 이후에 대해 어떤 정의도 내리지 않는다. 천국과 지옥은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았기에 믿지 않는다. 신앙을 통해 억지로 믿으라는 강요 또한 인정하지 않는다. 비록 죽음이 두렵기는 하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여기면서 그날은 담담하게 받아들이려고 한다. 사실 요즘은 먹고 사는 일에 치여 죽음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 고등학교 시절에 공포를 느끼던 염라대왕이나 저승사자 같은 대상은 바쁜 일상에 치여 잘 떠오르지도 않는다. 언젠가 죽음은 찾아오겠지만 그날보다는 지금 살아가는 하루가 더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