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개
예전에 나는 인적없는 들녘에 흐드러지게 핀 진짜 별 볼 일 없는 저 이름 없이 핀 작은 들꽃에 불과했었다. 언제쯤 누군가가 꽃잎 속 가슴을 살짝 열어젖힌 잔설 속의 고운 매화 같은 순결한 영혼 속의 바람꽃이란 귀엽고 아름다운 이름을 지어 줄 것인지 어느 날 어디선가 잔잔한 새벽녘 계곡을 깨우는 꾀꼬리 목청을 꼭 닮은 다정하고 구슬픈 목소리로 나의 이름을 진정 애타게 불러줄 것인지. 이제야 내게 이름 없는 들녘에 핀 작은 꽃이지만 예순다섯 해가 지나고 나서야 시인(詩人)이라 불러주는 사람들이 있다. ― <시인의 말>



